윤석열 당선인 5월10일 취임…검사출신으로 처음
윤석열(62·사법연수원 23기)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당선함에 따라 법조계에 큰 변혁이 올 것으로 보인다. 검찰총장을 지낸 윤 당선인은 문재인정부가 추진해온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등 검찰개혁에 반기를 들었던 대표적인 인물인 데다 선거 과정에서 사법분야 공약을 통해 무너진 법치주의를 바로 세우겠다고 강조하면서 법무부장관의 검찰 수사지휘권 폐지는 물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의 정치적 편향성을 지적하며 정상화를 추진하겠다고 공언해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법조계도 윤 당선인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관련기사 3·8면>.
윤 당선인은 지난 9일 실시된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1639만4815표(48.56%)를 얻어 1614만7738표(47.83%)를 얻은 이재명(58·18기)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접전 끝에 신승(辛勝)을 거두었다. 두 후보간 득표율 차이는 역대 대선 사상 가장 적은 0.73%(24만7077표)에 불과했다.
윤 당선인은 5월 10일 제20대 대통령에 취임한다. 법조인 출신이 대통령이 되는 것은 고(故) 노무현(7기) 대통령과 문재인(69·12기) 대통령에 이어 세번째다. 검사 출신으로는 처음이다.
윤 당선인은 새 정부의 국정운영 방향으로 ‘헌법 정신에 입각한 법치주의 구현’과 ‘국민통합’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한 방법으로 ‘공정’과 ‘진솔’을 제시했다.
그는 1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가진 당선인사에서 “시대를 관통하는 공정과 상식의 자유민주주의 정신과 법치라는 헌법 정신을 되새겨야 한다”며 “공정과 상식을 바로 세우는 개혁, 편 가르지 않는 통합의 정치를 통해 새로운 희망의 나라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은 26년간 공정과 정의를 위해 어떠한 권력에도 굴하지 않았던 저의 소신에 희망을 걸었다”며 “정치적 유불리가 아닌 국민의 이익과 국익이 국정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국민을 속이지 않는 정직한 정부, 국민 앞에 정직한 대통령 되겠다”고 했다.
그는 문재인정부와의 차별점에 대해 “공직자가 권력에 굴복하면 정의가 죽고 힘없는 국민은 위태로워진다. (저는) 참모 뒤에 숨지 않고 정부의 잘못을 솔직하게 고백하겠다”며 “국민이 일상에서 정의를 느낄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주요 국정운영 방향으로 △민간중심 경제로 전환 △개인별 맞춤 복지 △강력한 국방력 구축 △한·미 동맹 재건 △코로나 펜데믹 극복 및 선제적 제도 개혁 등을 제시했다.
윤 당선인은 국가정보원 댓글 공작 사건을 수사하다 박근혜정부와 충돌한 뒤 지방 고검을 전전하다 2017년 5월 문재인정부 출범 열흘 만에 서울중앙지검장에 전격 발탁됐다. 이어 2019년 7월 서울중앙지검장에서 곧바로 제43대 검찰총장에 기용됐다. 그는 문재인정부에서 진행된 이른바 적폐사건 수사의 선봉장 역할을 했지만 조국 법무부장관 일가 비리 의혹 등을 수사하면서 현 정부 및 여권과 극심한 갈등을 빚었다. 결국 지난해 3월 4일 여권의 검수완박 추진에 반발하면서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말을 남기고 검찰총장 직을 전격 사퇴했다. 이후 같은해 6월 29일 “정권교체를 반드시 이루겠다”며 대선 출마를 선언했고, 다섯달 뒤인 11월 경선을 거쳐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낙점됐다.
문 대통령은 10일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이제는 갈등을 극복하고 국민 통합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차기 정부가 잘 출범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윤 당선인과 국민의 선택을 받기 위해 경쟁했던 이 후보는 같은 날 새벽 개표결과가 낙선 쪽으로 가시화되자 “민주당의 패배가 아니다.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윤 당선인에게) 축하드린다. 당선인이 분열과 갈등을 넘어 통합과 화합의 시대를 열어 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승복 연설했다.
윤 당선인은 10일 당선증을 수령하고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접견, 박병석 국회의장 예방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11일에는 여의도 당사에서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와 크리스토퍼 델 코소 주한미국대사대리를 만났고, 인수위 구성에도 착수했다.
한 로펌 변호사는 “현 정부와 첨예하게 각을 세워온 윤 당선인이 집권함에 따라 법조계 안팎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검찰개혁 방향의 전환은 물론 인사 지명권을 통해 대법관과 헌법재판관 등 최고 사법기관의 인적 구성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새 정부의 사법정책이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대선과 같은 날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구 5곳 중 4곳에서 당선인을 내며 의석수를 106석에서 110석으로 늘렸다. 무소속 당선인의 복당과 대선 후보 단일화를 한 국민의당 의석수를 합하면 114석까지 늘어난다.
서울 종로 지역구 국회의원에 당선된 최재형(66·13기) 전 감사원장은 당선인사를 통해 “문재인정부 5년은 ‘내로남불’로 대표된다. 정권교체와 공정을 바란 주민의 승리”라며 “공정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 법과 원칙이 제대로 작동하는 상식적인 세상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남영찬(64·16기) 법무법인 클라스 대표변호사의 아내 조은희 후보가 서울 서초갑에 국민의힘 소속으로 출마해 당선한 것을 비롯 경기 안성 김학용 후보, 충북 청주 상당에서는 정우택 후보가 뽑혔다. 대구 중·남구에서는 국민의힘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임병헌 후보가 당선했다.
(출처 : 인터넷 법률신문 Lawtimes.co.kr)
<저작권자(c) 법률신문 –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