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은 특허청에 상표등록을 하지 않은 채, ㄱ이라는 상표를 사용하여 완구를 판매해왔다. 어느 날 다른 사람 을이 우연히 갑이 사용하는 상표와 유사한 ㄱ을 자사 상표로 사용하여 완구를 판매하면서, TV광고 및 SNS 홍보 등을 하여 큰 인기를 얻었고 완구 분야에서 국내 매출 1위를 차지하는 등 국내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그 후 갑은 을로부터 ㄱ상표를 사용하지 말라는 경고장을 받았다.
오는 9월 29일부터 국내에 널리 알려진 타인의 상표와 동일 또는 유사한 상표를 먼저 사용한 자는 부정한 목적이 없는 한 해당 상표를 계속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인실 특허청 청장은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개정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 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 3월 28일에 공포되어 9월 29일부터 시행 예정이라고 밝혔다.
법 개정 이전에는 자신이 상표를 먼저 사용했더라도 동일하거나 유사한 타인의 상표가 유명해진 시점부터는 해당 상표를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었다. 선사용자는 제품이나 영업장 간판 등을 폐기하거나 교체하는 등 경제적 손해를 감수해야 했다. 이번 개정법은 이러한 불합리를 개선하고 선의의 선사용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다만, 이와 같은 규정이 도입되더라도 선사용자는 자신의 상표를 다른 사람이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등 적극적인 권리행사를 할 수는 없다. 따라서 자신이 사용하는 상표를 적극적인 권리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타인보다 먼저 출원하여 상표 등록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유명 상표와 선사용자의 상표의 공존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소비자의 오인과 혼동을 방지하기 위하여, 개정법에는 유명 상표의 보유자가 선사용자에게 오인과 혼동방지에 필요한 표시를 청구할 수 있는 규정도 마련되어 있다.
또한 아이디어 탈취행위 금지청구권에 대한 시효가 탈취한 아이디어 무단 사용 행위를 인지한 날로부터 3년, 또는 부정경쟁행위가 시작된 날로부터 10년으로 명확히 규정된다. 아이디어 거래관계가 보다 안정화되어, 아이디어의 활용과 확산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정경쟁행위 행정조사에서 현장조사 대상을 서류, 장부와 제품뿐만 아니라 디지털 파일 등도 포함하는 ‘자료’로 확대하는 내용과 영업비밀 원본 증명기관이 국가로부터 수령한 보조금을 다른 목적으로 사용한 경구, 이를 의무적으로 환수하도록 하는 개정도 이루어졌다.
김시형 특허청 산업재산보호협력국장을 “최근 SNS등의 발달로 특정 상품이나 영업이 단기간에 유명성을 획득하는 사례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번 개정안을 이러한 경우 선의로 상표를 먼저 사용한 자를 보호할 수 있는 의미있는 법안” 이라면서, “공정한 거래질서 확립 등 제도 정비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하였다.
출처:특허청